[앵커멘트]
고율 관세 부과 전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LA항 물동량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달(8월)부터 물동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기미를 보이고 있고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는 다음달(9월)에는 물동량이 더 크게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해운업계와 도소매 업주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영향으로 기업들이 서둘러 물량을 들여오면서 지난달(7월) LA 항만 물동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LA항만에 따르면 지난달 처리된 컨테이너 물동량은 1,019,837 TEU로 집계됐습니다.
항만 개항 117년 역사상 처음으로 월간 100만 TEU를 넘어선 것입니다.
이 가운데 수입 물량은 543,728 TEU로 역시 역대 최대입니다.
진 세로카 LA항만청장은 수개월간 이어진 사전 물량 확보 움직임이 앞선 기록을 만들었다며 부두 하역 노동자, 터미널과 철도 운영자, 트럭 운송업계, 공급망 파트너들의 헌신 덕분에 지연 없이 처리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물동량 감소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제 물류기업 C.H. 로빈슨의 마이크 쇼트 글로벌 포워딩 대표는 최소 30%에 달하는 관세 부담 때문에 기업들이 완전 주문이 아닌 일부 물량만 들여왔다며 올해 성수기는 평소보다 23개월 앞서 시작돼 최근에서야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약 34개월간 이어졌지만 평년만큼 강하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쇼트 대표는 특히 소매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저가품 수입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고부가가치 기술, 의료 분야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트럭, 철도 업계도 물동량 감소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해운업체 OL USA의 앨런 베어 CEO는 올해 진짜 성수기가 사라진 것이 관세 영향의 단적인 증거라며 중소 수입업체는 고율 관세로 인해 총마진이 일부 또는 전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역 데이터 분석업체 판지바(Panjiva)에 따르면 지난달(7월) LA항 수출 물량에는 삼성 냉장고, 월마트 생활용품, 홈디포의 크리스마스/할로윈 장식품, 마이클 코어스 백팩, 이케아와 밥스 디스카운트 퍼니처 가구 등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이달(8월) 들어 입항 선박 수는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해상 교통 모니터링 기관 ‘마린 익스체인지’는 단기적으로 3일간 입항 예정 컨테이너선이 10척에 불과해 평소보다 7척 적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일로 끝난 주간 입항 선박은 37척으로 평균보다 3척 줄었으며, LA항 ‘포트 옵티마이저’ 자료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예정 선박은 전주 대비 16% 감소한 16척에 그칠 전망입니다.
관세 회피 목적의 사전 선적 효과가 끝나고, 본격적인 관세 부담이 시작되면서 LA항 물동량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이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