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보건복지부(HHS) 산하 직원 750여 명이 각자 직접 서명한 공개서한이 연방 의회와 로버트 F. 케네디 Jr.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전달됐다.
직원들은 로버트 F. 케네디 Jr. 장관이 퍼뜨리고 있는 잘못된 보건 정보가 직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즉각적으로 그런 행태를 멈춰야한다며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서한은 지난 8일(금) 애틀랜타에 있는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 CDC 본부 건물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 직후에 나온 것이다.
당시 30살 총기난사범은 수백여발을 발사하면서 출동한 경찰관까지 살해하고 스스로 현장에서 목숨을 끊었다.
경찰 조사 결과 총기난사범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오랜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총기난사범의 집을 수색해서 백신 부작용을 주장하는 여러 문서들을 확보했다.
보건복지부 직원들은 이번 공개 서한에서 CDC 본부 건물 총기난사 사건이 단순한 범행이 아니라 정치화된 잘못된 정보가 불러온 비극이라고 규정했다.
즉, 그동안 백신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아온 로버트 F. 케네디 Jr. 장관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로버트 F. 케네디 Jr. 장관은 그동안 코로나19 백신을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백신”이라고 주장하는 등 뚜렷하게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발언을 이어왔다.
또한 CDC를 “부패의 온상”이라고 부르면서, mRNA 백신의 효능을 부정하는 주장을 반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HHS) 측은 성명을 내고 로버트 F. 케네디 Jr. 장관이 CDC 직원들과 굳건히 연대하고 있으며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이번 참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며 직원들의 공개 서한에 대해 정치 행위로 지적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공개 서한에서 오는 9월 2일까지 허위 정보 유포 중단, CDC의 과학적 독립성 보장, 보건복지부 직원들 안전 보장 등을 요구했다.
CDC의 한 직원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건 전문가로서 과학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며 잘못된 정보가 CDC와 보건복지부 직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공개 서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립보건원(NIH) 소속 과학자 시브 프라사드 박사도 이번 공개 서한에 서명하면서 참여했는데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백신과 코로나19 관련 허위 정보가 많은 연방 직원들을 잠재적인 공격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직원들은 최근 5억 달러 규모의 mRNA 백신 연구 지원에 대해 취소 결정을 내린 제이 바타차리아 국립보건원 국장에게도 우려를 표했다.
연구자들은 바타차리아 국장의 결정과 관련해 근거 없는 주장을 받아들여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립보건원 직원들의 안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CDC 본부 건물 총격 사건을 계기로 보건복지부(HHS) 내부 불신이 깊어지고 표면화되면서, 로버트 F. 케네디 Jr. 장관의 리더십과 미국 보건당국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이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