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요 대학들이 수백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인문학 연구 보조금(NEH Grants) 을 잃게 되면서 학계와 지역 사회에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확정된 후 캘리포니아 주 29개 대학들 프로젝트가 타격을 받아 최소한 500만달러 이상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캘리포니아 학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예산 삭감이 아니라 인문학 연구의 자유와 다양성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라고 우려했다.
연방 인문기금(NEH, 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 은 5개월 전인 지난 4월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이미 배정됐던 1,020만 달러 상당의 인문학 지원금을 전격 취소해 버렸다.
이 중 캘리포니아 내 29개 대학 프로젝트가 타격을 받았으며, 최소한 5백만 달러 이상이 여전히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UC 캠퍼스 일부는 소송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연방 지원금 반환 판결을 받아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여전히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어수선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예산안에서 연방 인문기금을 실질적으로 해체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담아서 공식발표했고, 실제로 직원들 3분의 2를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 방침 이후 구체적 피해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CSU 샌버나디노에서는 약 15만달러 정도를 지원받을 예정이었던 지역사를 활용해 미국사를 가르치는 교원 연수 프로그램, Inland Empire Project가 완전히 취소되고 말았다.
USC는 예카테리나 대제 관련 사료 디지털화 작업과 LA 소실 차이나타운 증강현실 프로젝트 등이 차질을 빚었는데 총 120만 달러 이상이 삭감되면서 연구를 계속할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샌디에고 주립대는 인권과 국경 연구 과정 신설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CSU 베이커즈필드는 18만 달러 지원을 받을 예정이었던 California Dreamin’ 이민·농업사 교육 프로그램을 취소해야 했다.
CSU 도밍게즈힐스는 ChatGPT가 교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민속학 연구를 할 계획이었지만 14만 달러 지원이 사라져 표류하고 있다.
교원과 학생들은 이미 연구 준비와 선발 절차를 진행했지만, 예산이 끊기면서 모두 무산되는 피해를 입고 있다.
미셸 로리머 CSU 샌버나디노 교수는 수개월간 준비한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며 당분간 연방 지원금 신청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케르프 교수는 수천여 명의 고등학생이 지역사와 환경문제를 배우며 변화를 모색할 기회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학생 케슬린 보스웰은 지역사와 연결될 때 대부분의 학생들이 역사에 더 큰 흥미를 갖게 되는데, 연방 자원이 이뤄지지 않아 그 가능성이 사라져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반면, 연방 인문기금은 최근 새로운 기준에 따라 보수적, 종교적 성격의 프로젝트에 대규모 지원을 발표했다.
뉴욕 기반 유대인 단체 Tikvah는 유대 역사·문화 연구에 1,040만 달러를 받았는데 사상 최대 단일 지원금 수혜라는 분석이다.
USC는 흑인 침례교회 아카이브 디지털화에 24만 9천 달러를 받는 등 일부 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샌디에고 내셔널 대학도 이번에 혜택을 받게 됐는데 남북전쟁과 베트남전 전쟁기억 연구로 10만 달러가 주어진다.
페퍼다인 대학은 미국 건국과 성경, 기독교 연구로 3만 달러를 지급받는다.
이는 다양성과 젠더 평등, 환경 정의 등 기존에 지원되던 주제들이 행정명령에 따라 사실상 배제되고, 정치적, 이념적 방향이 재편된 것을 보여준다.
현재 UC 계열을 포함한 여러 대학과 학술단체들이 소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되기까지는 앞으로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그 사이 학생·교원들이 준비한 인문학 프로젝트는 취소되거나 축소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학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예산 삭감이 아니라, 인문학 연구의 자유와 다양성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정치적인 압박이라면서 앞으로 상황을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인문기금 지원금 삭감은 캘리포니아 대학들의 인문학 연구를 직접적으로 타격했으며, 그 공백은 학문적 손실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학생들의 학습 기회 박탈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