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롱비치 시가 만연한 소매치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도시들 중에 최초로 셀프 계산대 직원 배치 비율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셀프 계산대 3대 당 직원 1명을 최소한 유지해야 하고 고객이 구입하려는 상품이 15개 미만이어야 셀프 계산대 이용할 수있다.
이 규정은 노동조합으로부터는 환영을 받고 있지만, 대형 소매점들은 비용 증가와 소비자 불편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인구 약 50만여 명의 해안 도시인 롱비치 시는 지난달(9월)부터 대형 식료품점과 대형 약국 체인 등에 소매치기 방지를 위한 조치를 강화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 시행에 들어갔다.
롱비치 시가 통과시킨 안전한 상점은 직원이 있는 상점 조례, Safe Stores are Staffed Stores Ordinance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 우선 대형 상점들 경우 사용 중인 셀프 계산대 3대당 최소 1명의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
상품과 수량도 제한되는데 셀프 계산대 이용 고객의 상품 수량을 15개 이하만 가능하도록 함으로서 많은 물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의 경우 직원이 일을 하는 기존 계산대를 이용하도록 명확하게 규정했다.
또 도난 방지를 위해 잠금장치 안에 보관된 상품은 셀프 계산대에서 결제할 수 없게 했다.
롱비치 시는 이 조례가 "적대적이고 안전하지 않은" 환경을 해소하고 소매 절도를 예방하여 공공 안전을 증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조례가 시행되자 현장에서는 혼란과 논란이 일고 있다.
식료품점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조(UFCW 324)는 환영의 뜻을 밝혔는데 한 노조 관계자는 계산원과 캐쉬어들이 절도범죄의 최전선에 있다며, 직원들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더 많은 인력 배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식료품점 협회(California Grocers Assn.) 등 소매업계 단체들은 이러한 롱비치 시의 조례 규정이 사업자들의 인건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에게 더 긴 대기 시간과 높은 물가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롱비치 시의 일부 앨버트슨(Albertsons)과 본스(Vons) 매장은 이 새로운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셀프 계산대를 아예 폐쇄했다.
이로 인해 쇼핑객들은 긴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물건 몇 개만 살 때 자주 이용하던 셀프 계산대가 이제는 모두 닫혀 있어서 매우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매업 협회 회장은 롱비치 시의 조례가 너무나 구속력이 강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매장 스스로가 절도를 처리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있는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매 절도가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93% 증가했다는 미 전국소매연맹의 보고서가 나오는 등, 소매치기는 전국적인 문제다.
이번 롱비치 시의 이번 시도가 소매 절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지, 아니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