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이 선거구 재조정(Redistricting)을 놓고 정치권의 치열한 논쟁속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이 Proposition 50에 대해서 복잡한 내용을 충실히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하기 보다는 개빈 뉴섬 주지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결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복잡한 부분이 많이 있는 Proposition 50 내용을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개빈 뉴섬 주지사 중 한명을 선택하는 단순한 정치적 갈등 양상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형석 기자입니다.이번에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에게 제시된 주민 발의안 50(Proposition 50)은 선거구 재획정이 핵심이다.
이 안건은 몇 년 전 독립적인 선거구 재조정 위원회가 만든 기존 연방 의회 선거구를 폐기하고, 관할 지역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민주당에게 연방하원에서 5석을 더 확보해 줄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선거구를 승인해 줄 것을 유권자들에게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 주민발의안 50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 등 공화당이 우세하거나 주도하고 있는 주들에게 내년(2026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더욱 유리해질 수있도록 선거구를 재편할 것을 촉구한 직후 유권자들에게 상정됐다.
이번 찬성 50(Yes on 50) 캠페인은 이 주민발의안 50을 트럼프 대통령, 전국 공화당,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과 연결 짓기 위해서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독립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지지율이 통상적으로 약 30%대에 머무는 것을 고려한 전략이다.
'찬성 50' 캠페인을 지휘하고 있는 짐 드부(Jim DeBoo) 수석 고문은 이 법안이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맞서 싸우는 조치라는 것이 바로 주민발의안 50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핵심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이것은 과거 개빈 뉴섬 주지사 소환 투표 때와 많은 유사점이 있는데 당시 개빈 뉴섬 주지사 소환 투표가 '분노'하는 감정만 있었다면, 이번에는 '분노와 흥분'이 함께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는 설명이다.
반(反)트럼프 정서를 강하게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워싱턴에 대항할 구체적인 행동(Actioable thing)을 찾고 있었으며 주민발의안 50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반면, '반대 50(No on 50)'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제시카 밀란 패터슨(Jessica Millan Patterson) 공화당 주(州) 위원장은 민주당의 트럼프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는 전략이 "너무나 식상하다"고 일축했다.
제시카 밀란 패터슨 위원장은 공화당이 소환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개빈 뉴섬 주지사의 낮은 인기도를 활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시카 밀란 패터슨 위원장은 이번 캘리포니아 주민발의안 50이 민주당이 백룸(Back Room)에서 극소수의 대중 참여와 워싱턴 로비스트들을 통해 만든 인위적 선거구라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수상하고, 뭔가 음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롭 스터츠먼(Rob Stutzman) 공화당 선거 전략가도 공화당이 이 사안에 동원하는 메커니즘이 바로 개빈 뉴섬이라며, 개빈 뉴섬 주지사가 단순히 공화당에 인기가 없을 뿐 아니라, 그들을 자극(trigger)하는 인물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민주당 측의 짐 드부 고문은 주민발의안 50이 독립적인 선거구 재조정 위원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2030년 인구 조사가 이뤄지는 이후까지 그 활동을 보류하는 것이라는 매우 복잡한 핵심 내용을 유권자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캠페인 활동을 시작한 초기에 힘들었다고 인정했다.
그렇지만 결국 유권자들은 이 주민발의안 50이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정부 부문을 장악하는 것을 막는데 꼭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이유(Why)'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의 전략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캘리포니아 내 압도적인 등록 우위를 활용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동력으로 결집을 시도하고, 공화당은 개빈 뉴섬 주지사에 반대하는 보수층과 중도층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주민발의안 50은 캘리포니아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주민 발의안 싸움 중 하나가 되고 있는 양상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이 모금한 금액은 거의 1억 5천만 달러(약 2,025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결국 유권자들이 새로운 선거구를 승인할지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유권자들은 사실상 개빈 뉴섬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 중에서 누구를 선택할지 강요받는 상황이 되고 있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