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 50(Proposition 50)이 통과될 경우, 캘리포니아의 정치 지형은 상당한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연방하원(U.S. House of Representatives)의 의석 배분과 캘리포니아 주 내 소수 민족의 정치적 영향력이 달라지게 되는데 히스패닉계의 정치적 대표성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농촌 지역의 대표성은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주민투표 50 발의안은 캘리포니아 주의 새 선거구가 내년(2026년) 11월 중간선거부터 2030년 인구 조사 실시 후 또 다시 새 선거구가 확정될 때까지 임시로 사용하도록 승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형석 기자입니다.주민투표 50은 텍사스 주를 비롯해서 공화당 우세 주들의 선거구 재조정 움직임에 맞서 민주당의 의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대응 조치로 간주되고 있다.
이번에 ‘주민투표 50’에 의해 제안된 새로운 선거구 지도는 민주당이 최대 5석의 연방하원 의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현재 공화당 연방하원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일부 지역구를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바꾸거나 경합 지역으로 만드는 것으로 보수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이러한 변화는 연방하원의 다수당 구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내년(2026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빼앗긴 의석을 만회하고 전국의 정치적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다.
이번에 주민투표 50 발의안이 통과되면 캘리포니아 주에서 인종별로, 또 지역별로 정치적 대표성에도 매우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히스패닉계의 정치적 대표성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주민투표 50으로 선거구가 재획정되면 라틴계 유권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구 경우에 그대로 유지되고, 전체적으로 히스패닉 유권자의 정치적 영향력이 큰(Latino-Influence) 지역구를 기존의 6개에서 8개로 2곳 정도 더 늘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히스패닉계의 정치적 영향력을 더욱 크게 확대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인구 밀집 지역을 넘어 급변하는 교외와 내륙 지역으로 넓힐 수 있다.
반면 농촌 지역 대표성은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이같은 주민투표 50 통과로 선거구 재획정이 이뤄지면 캘리포니아 농촌 지역(Rural California)의 정치적 대표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새로운 선거구가 농촌 지역 유권자의 이해관계와 거리가 먼 해안 도시의 대표를 많이 뽑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새크라멘토와 같은 지역에서 흑인 커뮤니티의 선거구가 재조정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흑인 유권자의 표가 분산될 수 있지만, 핵심 지역에서는 정치적 영향력이 더욱 커져 당선된 의원들이 흑인 커뮤니티의 우선순위에 더 귀 기울이게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공화당과 일부 비평가들은 이번 주민투표 50이 당파적 이익을 위해 선거구 재조정의 비당파적 원칙을 훼손하고, 유권자가 아닌 정치인이 자신의 유권자를 선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민주당 측은 2030년 인구 조사 후 독립적인 위원회가 다시 선거구를 확정할 때까지 이번 주민투표 50에 의한 재획정이 한시적으로만 적용된다고 강조한다.
발의안 자체에도 비당파적인 선거구 재조정 위원회 사용을 전국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을 헌법에 추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어쨌든 궁극적으로 주민투표 50의 통과는 캘리포니아의 의석 배분에 민주당의 우위를 강화해서, 전국적인 정치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동시에, 주 내의 대표성 균형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