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Visa)와 매스터카드(Mastercard) 카드는 어제(11월10일), 가맹점들이 신용카드 네트워크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인하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에 도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수수료는 고객이 거래할 때마다 가맹점들이 가입한 신용카드 네트워크에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 상승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되는 합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전미소매협회와 전미편의점협회 등은 수수료 인하 비율 0.1%p로 너무 적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최종 합의 과정에서 인하 비율 증가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카드 사용과 관련한 수수료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스와이프 수수료(Swipe Fees) 또는 인터체인지 수수료(Interchange Fees)라고부르는데, 그동안 상당한 논란에 휩싸여 계속 문제가 됐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이 신용카드 사용 수수료가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 전국 가계의 물가를 상승시킨다고 주장해 왔다.
이 수수료는 보통 거래 금액의 2%에서 2.5% 사이에 해당한다.
지난 20년간의 소송을 종결시키게 될 이번 합의에 따라, 매스터카드와 비자는 규제 당국 제출 문서에서, 향후 5년간 대부분의 미국 신용카드 구매와 관련해 기업들이 지불하는 수수료를 약 0.1%p 인하하는 데 동의했다.
이는 가맹점이 거래당 0.1%를 덜 지불하게 된다는 의미로, 앞으로 수백만 건에 달하는 구매에 적용되는 경우 소매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비용을 절약해 줄 수 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오랫동안 스와이프 수수료가 소매업체에게 가장 높은 운영 비용 중 하나이며, 이는 일반 가구당 연간 1,200달러 이상의 소비자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고 강조해 왔다.
스테파니 마르츠(Stephanie Martz) 전미소매협회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률 고문은 이번에 발표된 수수료 인하 계획이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스테파니 마르츠 법률 고문은 잠정 합의된 안에 대해서 지난해(2024년) 기준으로 가맹점에게 청구되는 평균 스와이프 수수료 2.35% 중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며, 수수료를 약 1년 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 정도와 같다고 지적했다.
스테파니 마르츠 법률 고문은 스와이프 수수료가 지난 2010년 이후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평균 2.26%를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이 새로운 잠정 합의안을 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미편의점협회(NACS)도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며, 이번 합의가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며, 신용카드 거대 기업들에게 수수료 인상이나 반경쟁적 관행을 취할 수 있는 법적 면책권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 거부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매스터카드는 FOX Business와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가 모든 당사자에게 최선의 해결책이며, 이번 노력을 통해 추구됐던 명확성과 유연성, 소비자 보호 등의 안전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매스터카드는 이번 합의로 소규모 가맹점들이 더 많은 결제 수단 선택권, 비용 절감, 간소화된 규칙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자 역시 모든 규모의 미국 가맹점들과의 잠정 합의가 상당한 의미 있는 구제책이고,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 결제 방식을 통제할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 조건은 또한 가맹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한 신용카드 네트워크의 카드를 수용하는 경우에 해당 네트워크의 모든 카드를 수용해야 한다는 요건을 완화했다.
예를 들어, 상점은 일반 소비자 카드, 비즈니스 카드 중 어느 것을 수용할지 또는 둘 다 수용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 카드 내에서도 일반 카드, 프리미엄 리워드 카드 중 어느 것을 수용할지 여부 역시 상점이 결정할 수 있다.
다만, 같은 카드 유형이라면 체이스 비자(Chase Visa)를 받고 시티 비자(Citi Visa)를 거부하는 식으로는 은행별로 선택할 수 없다.
이번 합의는 당사자들 사이에서 최종 확정되기 전에 뉴욕 동부 지방법원의 연방 판사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합의는 인터체인지 수수료와 가맹점 규칙과 관련해서 매스터카드와 비자를 상대로 진행 중인 미국 가맹점 소송을 해결하는 것이다.
두 신용카드 회사는 신용카드 스와이프 수수료를 책정하고 집행하는 방식, 가맹점이 고객을 더 저렴한 결제 수단으로 유도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칙 등으로 인해 지난 2005년부터 가맹점들에게 소송을 당해 20여년 간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신용카드 양사는 어떤 위법 행위도 인정하지 않았다. 수수료 시스템과 카드 수용 규칙에 대한 변경 사항은 법원이 합의를 승인할 때까지 발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적으로 합의에 대한 법원의 승인 결정은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 정도에 이루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