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트럼프, 공화당에 ‘엡스틴 파일 공개 저지’ 명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리 엡스틴 관련한 연방 법무부 파일 전체 공개에 반대하도록 공화당 의원들에게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 많은 공화당 연방하원의원들이 법무부 파일 전체 공개 법안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돼 이 문제에 대한 하원 표결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압박 캠페인을 더욱 거세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수요일 수십 건의 엡스틴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악명 높은 성매매 혐의자 엡스틴의 행위에 대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고. 이 때문에 두 사람의 오랜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계속되던 어제(11월14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아닌 빌 클린턴, 래리 서머스, 리드 호프먼 등 민주당의 주요 인사들과 엡스틴의 관계를 법무부에 조사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역설적으로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이른바 ‘엡스틴 날조극(Hoax)’이자 ‘사기(Scam)’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수십여 명의 공화당 연방하원의원들이 토마스 마시(공화)와 로 칸나(민주) 의원이 공동 발의한 '방출 청원(Discharge Petition)'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청원은 법무부가 엡스틴에 대한 모든 조사 파일을 30일 이내에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당초 마이크 존슨 연방하원의장(공화)이 약 두 달 동안 계속된 정부 셧다운 기간 동안 민주당 애덜리타 그리할바 신임 의원 취임을 거부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리할바 신임 하원의원은 법안 통과에 필요한 218번째 결정적인 찬성표가 될 수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셧다운이 종료된 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더 이상 그리할바 신임 하원의원의 취임을 지연할 수 없었고, 그리할바 의원은 결국 12일 수요일에 취임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초 표결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네브래스카의 돈 베이컨, 테네시의 팀 버쳔, 펜실베이니아의 롭 브레스나한 의원 등 많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지역구 유권자들이 엡스틴 사건에 대한 투명성 강화를 원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이번 엡스틴 파일 공개에 찬성할 의사를 분명하게 내비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엡스틴 파일 공개 법안에 반대하도록 핵심 공화당 의원들에게 강도 높은 압력을 가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청원에 서명한 4명의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인 로렌 보이버트 하원의원은 파일 공개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 백악관 상황실(Situation Room)로 소환돼 회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팸 본디 법무장관, 캐시 파텔 FBI 국장 등과 회의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그리할바 민주당 하원의원 취임 하루 전인 지난 11일 화요일 아침 일찍 로렌 보이버트 의원에게 직접 전화했다.

청원에 서명한 또 다른 공화당 의원인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에게도 직접 트럼프 대통령이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은 대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폭행 생존자로서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바꿀 수 없는 이유를 담은 매우 긴 내용의 설명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엡스틴 파일 공개 청원이 매우 개인적인 일이라고 적기도 했다.

이처럼 백악관의 로비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연방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틴의 행위에 대해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3건의 충격적인 이메일을 추가로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중 한 이메일에는 유죄 판결을 받은 소아성애자가 물론 [트럼프]가 여자애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다른 이메일은 트럼프 대통령을 "짖지 않은 개"라고 묘사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틴의 집에서 한 피해자와 ‘수 시간’을 보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 팀은 이 문서들이 선별적으로 발췌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엡스틴 파일 일부를 공개하자 그 이후 공화당 의원들은 그것보다 훨씬 많은 2만 건 이상의 파일 묶음을 풀어서 반격했다.

공화당이 내놓은 해당 파일에는 엡스틴의 직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항공 이동 정보를 엡스틴에게 계속 보고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지 몇 년 후에도 엡스틴이 옛 친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뉴스를 계속 확인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 엡스틴 파일 공개 법안이 연방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절차상으로 연방상원을 거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받아야 해서 실제로 엡스틴 파일이 추가적으로 공개될 수있을지는 미지수다.

공화당 연방상원 지도부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그 법안을 표결에 부칠 의사가 없음을 내비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 동안 파일 공개를 약속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하원에서 행해지는 이 노력을 “민주당의 날조극”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앞서 법무부는 올해(2025년) 초 엡스틴 파일 관련한 추가적인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이는 엡스틴 활동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