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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실질가치 금융위기 이후 최저..환율 1,500원대 전망도..

지난달(10월) 원화의 실질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11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한 만큼 국제 교역에서 원화의 구매력도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10월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89.09(2020년=100)로, 전달보다 1.4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8월(88.88) 이후 16년 2개월 만의 최저치다.

올해 3월 한국 정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보다도 낮은 수치로, 외환위기 당시 수준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 화폐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100 아래면 저평가된 것으로 본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19 직후엔 100선을 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90선 초반까지 떨어지며 주요국 대비 ‘약체 통화’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4개국 가운데 한국의 10월 실질실효환율은 일본,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한 달간 낙폭은 뉴질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준이었다.

이달 들어 원화 약세는 더 심해졌다. 

어제(22일)까지 원화 가치는 2.62% 추가 하락하며 엔화(-1.56%), 호주 달러(-1.31%), 유로(-0.19%) 등 주요 통화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한국인들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물가 상승률 등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한다.

시장에서는 1,500원 진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지난 21일 장중 1,476원까지 치솟아 올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FOMC에서 매파적 기조를 강화하거나 일본의 확장 재정이 엔화 약세를 심화시킬 경우,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NH선물 리서치센터는 최근 발표한 외환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 상단을 1,540원으로 제시했다. 

하단도 1,410원으로 1,400원대를 '뉴노멀'로 봤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단기 개입만으로 환율 방향성을 바꾸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내년에도 구조적인 해외 투자 쏠림과 수출업체 환전 지연 등이 추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