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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석유 대기업들, 트럼프 발언에 침묵

지난 주말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을 둘러싼 미국 에너지 대기업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태가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미국 내 경제에 미칠 파급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 대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를 재건하는 과정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셰브론과 엑손모빌 등은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주형석 기자입니다.

베네수엘라의 무너진 석유 산업 재건을 위해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그런데 정작 해당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3일(토) 마라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신의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거대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에 들어가 수십억 달러의 거액을 투자해 심하게 망가진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를 고치고, 국가를 위해 돈을 벌기 시작하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과거 미국의 인재와 기술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건설했다고 강조하고, 사회주의 정권이 이를 일방적으로 몰수하면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미국에 입혔다고 비난했다.

원유 생산량이 늘어나면 중국, 러시아, 이란 등 기존의 거대 산유국들에게 의존하던 현재 구조를 깨고 직접 전 세계에 미국이 많은 양의 석유를 판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달리, 실제 투자를 집행해야 할 민간 기업들은 확답을 피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현재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중인 미국 석유 대기업 셰브론(Chevron)은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있고, 직원의 안전과 자산의 무결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다.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는 베네수엘라 상황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 안정성에 미칠 영향을 모니터링 중이라며, 미래 비즈니스 활동이나 투자에 대해 추측하는 것 자체가 지금으로서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면서 분명히 선을 그었다.

엑손모빌(ExxonMobil)은 미국 최대의 석유 회사지만 아직까지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이번 사태가 가져올 경제적 변화에 대단히 민감한 모습을 보이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생산이 마두로 체포에 이은 새로운 정권 출범을 계기로 정상화되는 경우, 장기적으로 개솔린 가격을 안정화할 수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과거 휴고 차베스 정권 시절에 국유화 조치로 큰 손실을 보았던 전례가 있는 만큼, 미국 기업들이 다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미국의 전면적인 금수 조치(엠바고)가 여전히 유효함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태로 재확인했다.

미국 정부가 앞으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새로운 정권으로의 전환이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석유 산업에 대한 장악력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경제적 이익뿐만이 아니라 남미 지역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반드시 되찾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외교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만, 민간 기업들이 실제 투자를 시작하기까지는 법적인 안정성 확보와 시설 복구 비용 산정 등 넘어서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