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무려 66개 국제기구에서 무더기로 탈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절반 정도가 UN 산하 기구들이고, 나머지는 비 UN 국제기구들이다.
이제 글로벌 협력 체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하겠다는 의미로 관측되는데 이제 미국은 My Way 스타일의 다자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1월7일), 유엔(UN) 산하 기구를 포함해서 모두 66개에 달하는 국제기구, 기관, 위원회 등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했다.
이는 더 이상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공고히 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강력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이번 탈퇴 결정은 모든 국제기구에 대한 참여와 자금 지원 적절성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내린 결론에 따른 결과다.
이번 탈퇴 대상에는 UN 산하 기구 31곳과 비 UN 국제기구 35곳이 포함됐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들 기관들이 방만하게 운영되거나 부실하게 관리돼 왔으며, 미국의 주권과 자유, 번영에 위협이 된다고 비판을 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또한 이들 기구가 미국 이익보다는 특정 집단의 의제를 우선시하며 미국인들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특히 기후 변화, 노동, 이주, 다양성 등 트럼프 행정부가 깨어 있는 척하는 이념인 소위 '워크(Woke)'라고 규정한 분야에 집중됐다.
그 중에서도 지난 1992년에 체결돼 34년째가 된 UN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가 핵심이다.
이는 파리 기후 협약의 근간이 되는 조약으로, 미국의 이탈은 글로벌 탄소 감축 동력을 크게 약화시킬 전망이다.
이미 지원이 중단된 세계보건기구, WHO와 UN 인권이사회(UNHRC)에 이어, 성·생식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UN 인구기금(UNFPA) 등도 탈퇴 목록에 올랐다.
대서양 협력 파트너십, 국제민주주의와 선거지원기구(IDEA), 글로벌 테러대응포럼(GCTF) 등 안보와 민주주의 관련 기구들도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러한 행보를 '마이웨이(My way or the highway)'식 다자주의라고 분석하며, 국제 사회에서의 미국 영향력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크라이시스 그룹(ICG)의 대니엘 포티 대표는 미국이 워싱턴의 방식만을 강요하며 국제 협력에서 후퇴하고 있고, 특히 기후 협약에서 이탈하는 것이 중국에게 해당 분야의 주도권을 쥐게 해주는 의도치 않은 '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를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과학계의 비판이 거센데 전 백악관 기후 고문 지나 매카시 박사는 이번 결정이 미래의 투자와 경제적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대단히 근시안적이고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처럼 강도높은 비난이 계속되자 무조건적인 탈퇴가 아니라 '선택적 집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해사기구(IMO) 등 표준 제정 기구에는 자원을 집중해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생포와 그린란드 인수 의사 타진 등 최근의 초강경 행보와 맞물려, 미국의 이번 '무더기 탈퇴'는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