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보훈부(VA)가 West LA 캠퍼스 부지에 노숙 위기에 처한 퇴역 군인들을 위한 ‘타이니 홈(Tiny Homes, 조립식 소형 주택)’ 수백 채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뜻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재향군인들은 임시방편적인 대책보다는 제대로 된 영구 주거시설을 요구하며 불만을 터트리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훈부는 최근 West LA 캠퍼스에 약 100평방피트(약 2.8평) 정도 규모의 초소형 조립식 주택 수백 채를 추가 배치해서 퇴역 군인들에게 즉각적 쉼터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엇보다 보훈부 측은 거리에서 잠을 자는 군인들을 최대한 빨리 안전하게 실내로 옮기기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캠퍼스에 거주하거나 인근에 머물고 있는 수많은 퇴역 군인들은 이러한 ‘타이니 홈’이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초소형 조립식 주택 내부에는 화장실이나 조리 시설이 없는 경우가 많아 공용 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너무나 크게 다가온다.
게다가 공간이 너무 협소해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퇴역 군인들은 캠퍼스 내에 방치된 오래된 건물을 개조하거나, 제대로 된 아파트 형태의 영구 지원 주택(Permanent Supportive Housing)을 더 많이 지어야 한다며 초소형 주택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 퇴역 군인은 사람이 상자 안에서 살 수는 없다면서,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며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오랜 기간 이어진 보훈부와 퇴역 군인들 사이에 갖가지 법적 분쟁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법원은 앞서 보훈부가 West LA 캠퍼스 부지를 군인 주거 목적으로 우선 사용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실제 영구 주택 건설은 예산과 관료주의적인 행정 절차로 인해 계획보다 수년째 지연되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보훈부가 ‘타이니 홈’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군인들은 이를 "영구 주택 건설 지연을 정당화하려는 꼼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역 사회와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는 당장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매우 작은 초소형 주택, 타이니 홈이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인권 단체들은 부유한 West LA 지역의 금싸라기 땅에 군인들을 임시 천막과 다름없는 조립식 주택에 가둬두는 것을 미국의 국가적인 수치라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보훈부는 향후 몇 개월 내에 추가 주택 배치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주거의 질을 둘러싼 퇴역 군인들과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