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무부(DOJ)가 지난주에 전격 공개한 350만 건 이상의 방대한 문서에서 제프리 앱스틴이 단순히 자신의 성범죄에 그치지 않고,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피해 여성들과 소녀들을 조직적으로 공급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당국은 "제3자를 조사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부인해 왔지만, 이번 문건은 구체적인 증거들을 담고 있어 조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법무부의 문건 공개로 드러난 사실은 미국 정·재계와 연예계 거물급 인사들이 이른바 앱스틴의 범죄 네트워크에 깊숙하게 연루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 거물 하비 와인스틴이나 금융계 큰손 리온 블랙 같은 실명들이 거론되면서, 과연 미국의 사법 시스템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넘어서서 이같은 권력층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피해자들의 증언이 문건으로 확인된 만큼,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제프리 앱스틴과 관련된 350만 건 이상의 공개된 파일에서, 구체적 성적 학대에 다른 남성들이 연루됐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제3자의 개입 여부를 조사할 증거가 없다던 그동안의 당국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한 피해자는 앱스틴의 공범 길레인 맥스웰의 지시로 앱스틴의 거물급 친구에게 마사지를 해줬고, 그 과정에서 성관계를 대가로 돈을 제안받았다고 진술했다.
2021년 검찰 메모에 따르면, 이 피해 여성은 사진을 통해 해당 남성을 하비 와인스틴이라고 지목했다.
연방수사국, FBI 자료에는 와인스틴이 마사지를 받던 중 상의 탈의를 요구하며 협박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와인스틴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월가의 큰 손인 금융가 리온 블랙 역시 FBI 발표 자료의 '주요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문건에는 리온 블랙이 나체 상태로 마사지를 받았으며, 다른 여성에게 구강 성교를 할 것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적시됐다.
뉴욕 맨해튼 검찰이 이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기록도 발견됐다.
리온 블랙 측 변호인은 이미 독립적인 조사가 진행됐고 어떠한 불법 행위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더욱 충격적인 내용은 제프리 앱스틴이 피해자들의 누드 사진을 훔쳐 잠재적 구매자들에게 이를 판매하려 했다는 30년 전인 1996년 FBI 보고서가 공개된 것이다.
또한, 2023년 앱스틴 유산 관리인 측이 FBI에 보낸 편지에는 문서 검토 중에 발견했다는 아동 성적 학대 영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묻는 내용이 담겨 있어, 앱스틴이 아동 음란물을 공유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 모델 에이전트도 연루됐는데 앱스틴과 엡스틴의 조력자가 ‘피해 소녀들'과의 여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이메일 내용도 이번에 공개됐다.
이 조력자는 2020년 미성년자 성폭행과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된 후 감옥에서 사망한 장뤼크 브뤼넬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엡스틴 고발자 중 한 명으로 지금은 고인이 된 버지니아 주프레는 생전에 민사 소송을 통해 앱스틴의 성인 남성 동료들 성적 착취를 폭로했다.
특히, 버지니아 주프레는 길레인 맥스웰의 강요로 2001년 당시 영국의 앤드루 왕자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고, 앤드루 왕자 측은 그동안 이를 계속해서 전면 부인해 왔다.
공개된 FBI 자료 중 '오해(Misconceptions)'라는 페이지에는 앱스틴이 피해자들을 정기적으로 매춘에 이용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피해자 변호인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생존자들을 대변해 온 변호사들은 앱스틴과 맥스웰의 거대 인신매매 작전의 핵심이 젊은 여성들을 부유하고 강력한 인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며, 그것을 통해 앱스틴이 그들을 통제할 힘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식적인 '고객 명단'이 없다는 것이 제3자의 가담 증거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