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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슴도치 모드’… 핵능력 고도화 때까지 대화 안 나설 듯”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 동맹에 대한 실질적 위협 능력을 갖추기까지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레드라인’을 넘어선 상황에서 도발 수위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5월 중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7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은 완전한 ‘고슴도치 모드’에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신이 보복 타격(2차 타격) 능력과 전술핵 능력을 갖췄다고 느끼지 전까지는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진지한 논의에 참여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올해 더 많은 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 핵실험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고슴도치 전략은 공격자에게도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보게 하는 억지력 증강을 의미한다.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전술 무기와 핵 능력을 고도화해 대외적 입지나 협상력을 높인 뒤 미국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한·미 양국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미사일 및 핵 능력으로 북한이 세력균형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공동 평가해야 한다”며 “현재 위협에 대응하고 억지력을 재작업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북한의 새로운 전략 및 전술 위협에 억지력을 적용하려면 한·미·일 3국 방위 및 정보 협력의 강력한 강화가 필요하다”며 일본과의 화해를 촉구했다.

우드로윌슨센터 진 리 선임연구원은 최근 인터넷 팟캐스트에서 “김 위원장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미국이 관여하고, 이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그는 서두르지 않고 장기 게임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핵확산에 대한 공동의 우려를 중심으로 통일 전선을 구축해야 하고, 여기에는 중국을 포함한 이웃 국가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싱크탱크 ‘전략리스크’ 아이작 스톤피시 대표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매파적인 새 지도자의 취임을 앞두고 시험을 강화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위기 상태에서 협상에 나서도록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절리나 포터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준비 중이라고 평가한다”며 “이르면 이달 중 실험을 수행할 준비가 됐을 수 있다. 7번째 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터 부대변인은 “이런 평가는 북한의 최근 공개담화와도 일치한다”며 “우리는 이 정보를 동맹·파트너와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윤석열정부 출범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겨냥한 핵실험 도발을 강행, 대남·대미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미국 정부가 공식화한 셈이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정 발사체 시험에 대해 “복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북한의 이웃 및 국제 사회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주한미군을 총괄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성명을 내고 “이번 발사가 미국 국민과 영토, 동맹에 대한 즉각적 위협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지만, 이는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이 안보 불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