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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매체, 홍콩 선거 띄우기…“일국양제 부합, 서방의 먹칠은 중국 옥죄기”


중국 관영 매체가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단독 출마해 99%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된 존 리 전 정무부총리 띄우기에 나섰다. 미국 등 서방 언론이 리 전 부총리의 경찰 출신 이력과 친중 성향, 선거 과정의 편향성을 문제 삼자 적극 엄호에 나선 모습이다.

신화통신은 9일 “이번 선거는 홍콩의 새로운 선거제도가 일국양제 원칙과 홍콩의 현실에 부합하는 좋은 제도임을 증명했다”며 “선거 과정은 질서 있고 공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방 언론과 정치인들은 민주주의, 정치 다원화 같은 명목으로 홍콩의 선거제도를 공격한다”며 “서방의 먹칠은 오로지 중국을 옥죄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리 전 부총리는 전날 치러진 행정장관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단 1428명 중 1416표를 얻어 당선됐다. 간접선거로 뽑히는 홍콩 행정장관은 1500명 정원인 선거인단의 재적 과반을 득표해야 당선되는데, 리 전 부총리는 지난달 후보 등록 때 이미 과반 지지를 확보해 중국 정부의 낙점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을 내걸고 선거제도를 개편하면서 행정장관 선거인단을 1200명에서 1500명으로 늘렸다. 그러면서 친중 인사를 대거 포함시켰다.

그는 40년 넘는 공직 경력의 대부분을 경찰과 보안국에서 쌓았다. 2019년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며 이름을 알렸고 그 공로로 지난해 6월 홍콩 정부 2인자인 정무부총리 자리에 올랐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서방 언론과 정치인들은 홍콩의 공안 통치, 중국의 홍콩 장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전날 성명에서 “EU는 민주적 원칙, 정치적 다원주의의 위배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선출 절차는 일국양제 원칙을 해치는 또 다른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특파원공서는 즉각 대변인 성명을 내 “특정 외국 정치인들은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공공연하게 어기고 홍콩 선거제도와 선거 결과를 폄훼한다”며 “이는 당 중앙의 홍콩 정책을 모함하고 중국 내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