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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에 해킹당한 러 TV방송, “전쟁 안돼” 문구 송출


러시아의 주요 TV 채널들이 해킹을 당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반전 문구가 러시아 전역에 송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은 러시아가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하고 전쟁의 당위성을 강조한 전승절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9일(현지시간) 채널1과 러시아-1 등 방송들이 이날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진행된 전승절 기념 열병식 중계 직전 해킹됐다”고 보도했다.


전승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항복한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승절 기념행사를 시청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날 해킹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TV 화면에는 “당신들의 손에는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과 수백 명의 살해된 아이들의 피가 묻어 있다” “TV와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전쟁은 안 된다” 등의 문구가 나왔다.


해킹은 방송국에만 그치지 않았다. 러시아의 포털사이트 얀덱스, 러시아의 영상 플랫폼 루튜브도 해킹당해 같은 문구가 송출됐다. 해킹으로 인해 프로그램과 사이트 운영 및 이용에 지장이 생겼다.

루튜브 측은 “강력한 사이버 공격을 받아 현재 플랫폼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서비스 복구 절차에 들어갔으며 해커들이 더는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해킹 사실을 알렸다.


이번 해킹은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어나니머스는 이날 트위터에 “좋은 아침, 모스크바”라며 해킹 내용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2월과 3월에도 러시아 국영 방송사를 해킹해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참혹한 현장을 송출하기도 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