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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32년 만에 러시아 손절…“현지 업체에 매각”


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가 러시아에서 철수한다. 소련 붕괴 직전 모스크바 시내에 첫 매장을 연 지 32년 만이다.

16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러시아 내 매장 전부를 매각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초 러시아 내 모든 점포에서 영업을 일시 중단한 지 두 달 만에 ‘완전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맥도날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인도적 위기와 예측 불가능성 증대로 러시아 내 사업의 지속적 유지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맥도날드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러시아 내 매장 847개 전부를 현지 기업인에 매각할 계획이다. 다만 새 사업자는 맥도날드 상표와 로고 등을 사용할 수 없다. 타스통신은 맥도날드 관계자를 인용해 다음 달 중순 맥도날드 매장이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문을 열고 현재의 직원과 공급 업자, 메뉴 등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32년 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처음으로 매장을 연 맥도날드는 붕괴하던 소련에 유입되던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세계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당시 보도에 따르면 1호점이 문을 연 날 햄버거를 맛보려는 시민들이 매장 앞에 약 450m에 달하는 긴 줄을 섰고, 질서 유지를 위해 민병대가 대기할 정도였다.

소련이 해체된 뒤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정착한 러시아에서 맥도날드도 확장했다. 현재 러시아 내 종업원은 6만2000여명에 달한다. 하청업체 종사자도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러시아 내 대중 요식업 분야 최대 납세 기업으로 요식업 부문 전체 세수의 25%를 담당했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