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처럼 전파력이 강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팬데믹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교수는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람에게 유행하는 천연두 같은 경우는 감염재생산지수가 3에서 6 정도로 코로나에 준하는 전파력을 갖고 있지만, 원숭이두창은 그 정도의 전파력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보통 ‘에피데믹’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국소적으로 유행이 되는 상황 정도일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대부분은 가볍게 앓는다고 하기는 하는데 지금 사망률은 3~6%다. 또는 지역마다 1~10% 정도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며 “대부분은 2차 감염이 된다든지 합병증이 발생해서 사망하는 경우로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초창기에는 치명률이 1%에서 10%까지 왔다 갔다 했는데 지금은 0.1% 정도까지 떨어졌다고 하고 있다. 지금 코로나 수준 정도의 한 30배 이상의 사망률을 보이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는 대부분 동물 접촉력들이 확인됐었다. 일부 가족들 간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서 전파되는 사람 간 전파 사례도 보고가 됐었다”면서 “호흡기를 통한 전파력은 높지 않다. 대부분 감염자와 피부가 닿거나, 수포와 몸이 닿으면서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가 침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처음엔 서아프리카쪽에 다녀온 사람을 통해 전파되거나 수입된 동물 등을 통해 시작돼 이후 사람 간 전파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며 “역학조사들이 나와야 유럽이나 미국으로 어떻게 유입됐는지 확인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감염자 중 동성애자가 다수 있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선 “지금 전체 케이스가 다 그런 것도 아니다”며 “아마 일부 긴밀한 접촉을 하는 그룹 내에서 확산했을 거다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18년에 허가된 치료제도 있고, 우리나라에 비해서 많은 국가가 예전에 두창 백신들을 보관해서 냉동한 상태로 비축을 하고 있다. 그래서 백신과 치료제는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도 “국내 유입 사례를 제대로 관찰해야 한다. 특히 최근 코로나 안정 상황이 되면서 유럽이나 미국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풍토병으로 알려졌었다. 호흡기나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감염될 경우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 증상이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기준 12개국에서 92건의 감염, 28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