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 로비 단체인 전미총기협회 NRA가 오늘부터 29일까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연례 총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초등학생 19명이 목숨을 잃은 지 불과 72시간 만에 참극이 벌어진 텍사스주에서 총기 소유 권리를 주장하는 이익단체인 NRA의 한해 최대 행사가 열리는 것이다.
연례 총회를 하루 앞둔 어제 (26일) NRA는 행사를 취소하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NRA는 총기 제조업체들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이자 보수층을 기반으로 총기소지 자유화를 추진하는 강력한 로비단체다.
총기 박람회와 함께 열리는 연례 총회는 업계가 제품을 홍보하고 유력 정치인들을 불러 지지세를 과시하는 주요 행사이기도 하다. 더타임스는 "행사장 밖에 8개 단체가 참여하는 총기 폭력 반대 집회가 예고됐다"며 "민주당 베토 오로크 후보도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총기 난사 사건의 여파로 광범위한 사회적 공분이 일자 행사 출연을 거부하는 가수도 나왔다.
CNN은 "이번 주말 NRA의 연례 총회에서 노래를 부를 예정이었던 가수 중 최소 4명이 출연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의 대표적인 총기 옹호론자인 애벗 주지사도 들끓는 여론에 차마 NRA 행사장을 찾을 수는 없었다.
애벗 주지사는 이날 NRA 연례 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참극이 벌어진 유밸디를 다시 한번 방문해서 희생자들의 유족을 위로할 것이라고 밝혔다.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사용된 소총 A-15를 제조한 업체 대니얼 디펜스도 연례 총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니얼 디펜스는 "우리 회사 제품 네 개 중 한 개가 이번 끔찍한 총격 사건에 사용됐기 때문"이라며 "지금 NRA 전시회에서 우리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NRA 연례 총회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을 당시 여론에 떠밀려 총기 규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웨인 라피에르 NRA 회장을 만난 뒤 없던 일이 됐다.
NRA 연례 총회는 27∼29일 휴스턴의 조지 R. 브라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