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감염병 단계를 ‘보통 위험(moderate risk)’ 단계로 격상했다.
WHO는 29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현재 일반인에 대한 위험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원숭이두창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중증질환자 등 고위험군으로 확산하면 감염병 위험단계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 감염병 위험단계는 총 4단계로 나누는데, 보통 위험은 그중 2단계다. 보통 위험은 개인 감염 위험이 중간 정도이고 지역 감염 위험이 낮은 상태를 뜻한다. 코로나19는 개인 및 지역 감염 위험이 모두 높은 상태인 ‘매우 높은 위험(Critical)’로 분류됐다.
WHO 원숭이두창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비유행 국가 총 23국에서 257명이 확진됐고, 확진 의심자는 최대 127명으로 집계됐다. 원숭이두창 발병이 보고된 국가가 지난주보다 8곳 더 늘어난 것이다.
WHO는 “원숭이두창은 대부분 유럽과 북미에서 발생했다”며 “비유행 국가에서 갑작스럽게 원숭이두창 발병이 보고된 것은 한동안 감지되지 않았던 감염병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숭이두창을 풍토병으로 갖고 있던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를 막론하고 검사를 확대하고 있어 더 많은 감염자가 보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WHO는 원숭이두창 예방 및 통제, 백신 및 면역 정책 등 중간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만 발생하던 풍토병으로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의 증상을 보인다. 치료제는 없지만 자연 치유가 가능하며,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자가 격리나 철저한 위생만으로도 쉽게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