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이 미국의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등 경제 문제로 지지율 고전을 겪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중국발 공급망 혼란이 더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NBC방송은 30일(현지시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은 바이든 대통령의 골칫거리”라며 “중국의 격변은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에 또 다른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BC방송은 “바이든 행정부는 이 문제가 대부분 통제할 수 없는 사안이어서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토요타 등 주요 제조업체들이 생산 목표를 줄이는 등 중국발 공급망 혼란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애플은 신제품 출시까지 늦췄다. 닛케이신문은 “중국의 코로나 제로정책은 세계 경제를 위협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국발 공급망 혼란의 영향은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NBC방송은 “봉쇄정책이 확대될 경우 성수기 때 더 큰 (인플레이션)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봉쇄가 조만간 풀려도 상품 급증으로 인한 배송 지연 등 새로운 (공급망) 혼잡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문제를 유권자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상원의원에 도전한 민주당 소속 팀 라이언 하원의원은 “중국의 코로나19 제로정책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는 심각하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매우 걱정스럽다”며 “민주당과 백악관은 이번 위기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책임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위기의 책임이 중국과 러시아라는 외부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미 당국자는 “백악관과 국무부, 상무부, 교통부 관계자들이 중국 봉쇄조치가 생산과 공급망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 매일 논의하고 있다”고 NBC방송에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1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회동하고 미국과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
반면 공화당 선거전략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악화하는 경제 상황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할 계획”이라며 “(중국발) 공급망 병목은 (민주당에)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은 민주당에 대한 중간선거 캠페인을 ‘바이든플레이션’(Bidenflation)으로 부르려 한다”고 보도했다. 지금의 물가 인상이 과도한 경기부양책과 연준의 뒤늦은 대응으로 인한 ‘바이든의 인플레이션’ 때문임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당국자 발언 등을 언급하며 “정책 입안자들은 너무 늦게까지 인플레이션 위협을 잘못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한 빅스텝 금리 인상을 당분간 지속할 의지를 내비쳤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0.5% 포인트씩 인상하는 방안을 앞으로 몇 번은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