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일본 도쿄 도심에서 ‘묻지마 살인’으로 7명을 살해한 기결수의 사형이 집행됐다고 교도통신이 26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법무성은 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가토 도모히로(39)에 대한 사형을 이날 오전 집행했다.
지난해 10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취임한 후 일본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가토는 2008년 6월 8일 낮 12시 30분쯤 도쿄 전철 아키하바라역 부근 대로로 트럭을 몰고 돌진해 행인을 친 후 차에서 내려 주변 쇼핑객을 흉기로 마구 찔렀다.
이 범행으로 행인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가토는 고교 졸업 후 운송회사 직원과 파견근로자 등을 전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토는 범행 전 인터넷에 열등감과 좌절감을 토로하며 “만일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나는 내 직업을 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가토는 체포된 뒤에는 “사람을 죽이려고 아키하바라에 갔다. 누구라도 좋았다”고 진술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에는 살인죄 등으로 사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던 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관방부 부(副)장관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흉악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사형제 폐지는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 다수가 극악 범죄에 대해선 사형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김영삼정부 당시인 1997년 12월 30일 2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것을 마지막으로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는 실질적인 사형 제도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한국 법원의 마지막 사형 확정 판결은 2015년에 있었다. 현재 국내 미집행 사형수는 모두 59명이다.
헌법재판소는 최근 사형제도 위헌 여부를 놓고 공개변론을 열고 헌법재판 심리를 진행 중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