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식량난이 발생했다고 비판하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도중 퇴장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안보리 회의 도중 러시아의 글로벌 식량 위기 책임을 강력 비판한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의 발언에 격분해 회의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미셸 의장은 안보리 회의 연설에서 “러시아는 글로벌 식량 위기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러시아는 식량 공급을 개발 도상국에 대한 스텔스 미사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식량 가격을 상승시키고, (개도국) 사람들을 빈곤 속으로 몰아넣고, (개도국) 전체 지역의 (식량 공급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일갈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의 탱크와 폭탄, 지뢰가 우크라이나가 수확한 곡물 수출을 막고 있다”며 “점령지에서 곡물을 약탈하고도 비난의 책임을 다른 곳에 전가하고 있다. 비겁한 짓”이라고 수위를 높였다.
BBC에 따르면 네벤자 대사는 미셸 상임의장의 비판을 듣고 화를 참지 못하고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셸 의장은 네벤치아 대사가 회의장을 나가는 순간에도 “당신은 이 방을 나갈 수 있겠지, 진실에 귀기울이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비아냥댔다. 회의장을 떠난 후 네벤자 대사는 “미셸 의장이 퍼뜨리는 거짓말을 들을 수 없어 회의장을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보리에서는 러시아를 향한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벌어지는 성범죄는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강간과 폭력, 잔학 행위를 중단하는 것은 러시아의 몫”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이 비양심적인 전쟁을 끝내는 것도 러시아에 달린 일”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