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는 뜻을 전하며 공식 초청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를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이러한 사실은 이 대표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유튜브 채널 ‘태영호TV’에 8일 올라온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태 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표단의 접견 장면 일부를 영상에 담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이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대표단과 악수한 뒤 영어로 인사를 주고받고 있다. 박성민, 정동만, 태영호, 허은아, 김형동 의원 등이 함께 자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만간 일정 조율이 된다면 윤 대통령과 만남도 고대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께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순방을 요청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언제든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만나 뵙게 돼 영광”이라며 “대통령께선 많은 사람들의 영웅”이라며 러시아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항전을 지휘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그는 “이번 면담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부에 잘 전달하겠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윤 대통령 순방 요청에 화답했다. 그러면서 “슬라바 우크라이나(Slava Ukraini·우크라이나에 영광을)”라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발음이 좋으신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이 대표는 이 외에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자유와 양국 교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절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고, 힘을 내야 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직접 방문한 대표단에 감사를 표하며 양국 관계 확대와 빠른 전쟁 종료를 위한 지원,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의 구체적인 시간대와 장소는 우크라이나 정부 측의 보안 요청에 따라 비공개에 부쳐졌다. 다만 태 의원은 영상에서 “지금 대통령 궁전으로 가고 있다”고 언급하며 대통령궁에서 면담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면담 직후 태 의원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보니 수염도 깎지 못하고 대단히 지쳐 보였다. 하지만 눈에서 광채는 빛났다”며 “우크라이나의 평균 사람들보다 키는 조금 작지만, 우크라이나 영웅으로서 끝까지 나라를 지키려는 확고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동만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러시아 공격으로 희생당하고 아픔을 겪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고 조속한 종전과 평화를 염원하는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방문했다”며 “정부 관계자와도 우크라이나의 지원과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빨리 전쟁이 끝나 평화가 다시 오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표단은 우크라이나를 떠나 폴란드를 거쳐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대표단의 귀국과 동시에 공항에서 이 대표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이 대표는 귀국 후인 10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오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측 요청사항과 현지 상황을 전달할 계획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