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상승폭을 보이면서 40여년 만의 최대폭 상승 기록을 새로 썼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아 향후 통화긴축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고강도 통화긴축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증시 등 금융시장 불안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급등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상승폭이 전월(8.3%)보다 커진 것은 물론 지난 3월(8.5%)을 넘어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 증가 기록을 다시 세웠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8.3%도 넘어선 결과다.
전월 대비로도 1.0% 급등해 역시 시장 전망치(0.7%)를 넘어섰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의 경우 전년 동월보다 34.6% 치솟았고 휘발유는 같은 기간 48.7% 폭등했다.
이 같은 물가 급등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부족 사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이 유력하다.
5월 CPI 결과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시간외 거래에서 2% 가까이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글로벌 긴축 공포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일 미 연준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 5월과 5월 7월에 이어 오는 9월까지 4차례 연속 ‘빅 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