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에서 영양분을 얻어 생존할 수 있는 유충이 발견됐다. 이 벌레가 전 지구적 문제인 플라스틱 재활용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BBC에 따르면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팀은 9일(현지시간) 아메리카왕거저리의 유충인 ‘슈퍼웜’이 폴리스티렌을 먹어도 생존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2020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슈퍼웜의 소화 효소가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보다 진보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슈퍼웜을 폴리스티렌을 먹이로 준 집단, 겨를 먹이로 준 집단, 먹이를 주지 않은 집단으로 나눠 3주간 실험했다.
그 결과 폴리스티렌을 먹이로 준 집단의 무게가 증가했다. 이는 슈퍼웜이 폴리스티렌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연구팀은 장내 여러 종의 유전체를 한꺼번에 연구하는 ‘메타게놈 분석법’을 활용해 슈퍼웜의 내장 효소가 폴리스티렌과 스티텐을 분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폴리스티렌과 스티텐은 플라스틱 종류 중 하나다.
이번 발견은 플라스틱 재활용 발전에 중요한 의미다. 크리스 링크 퀸즐랜드대 교수는 “슈퍼웜은 작은 재활용 공장이다”라며 “슈퍼웜은 입으로 폴리스티렌을 잘게 찢은 뒤에 박테리아를 활용해 이를 소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해 산물은 다른 미생물들에 의해 바이오 플라스틱과 같은 고부가 화합물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슈퍼웜을 활용해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기에 아직 한계가 뚜렷하다. 과거에도 박테리아를 통해 플라스틱 분해에 성공한 연구가 몇몇 보고됐지만, 실제 재활용 기술로 활용된 적은 없다.
연구팀은 재활용 효소를 적합한 규모로 만들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효소가 무엇인지 파악할 예정이다. 해당 효소가 확인되면 먼저 기계로 플라스틱을 잘게 부순 후, 효소로 분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콜린 잭슨 호주국립대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 대해 “슈퍼웜의 박테리아가 분자 수준에서 어떻게 작용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접근 방식을 재활용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구의 규모를 키우고 실제 기술로 응용하는 것은 항상 큰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