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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연착륙 이미 늦었다” 전 세계 ‘R의 공포’… 코스피 2500선 붕괴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미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번지고 있다. 더 나아가 “경제가 연착륙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20%, 30% 이상 하락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약세장에 공식 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뉴욕타임스(NYT)는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40여년 만의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아직 정점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그로 인해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침체 위험이 30%에서 50%로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에던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경제연구 책임자는 “시장과 경제에 고통을 주지 않고는 인플레이션과 싸울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경제가 연착륙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미 증시 폭락의 유탄을 맞은 한국 증시도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등 대형주는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며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해 전날 대비 0.46%(11.54포인트) 내린 2492.9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된 건 2020년 11월 13일(2493.87)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코스닥도 0.63%(5.19포인트) 하락한 823.58을 기록하며 800선을 간신히 사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공포 심리에 오전 순매도세를 보였지만 지수가 반등하자 곧바로 매수로 돌아서 386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개미들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저점 매수’에 나서며 3조6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1조1200억원)과 외국인(-2조8100억원)이 던진 물량을 그대로 받아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6만19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네이버(25만3000원)와 카카오(7만6600원)도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정부는 현 상황을 ‘복합적 경제위기’로 판단하고 빠른 대응에 나섰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제 상황이 더욱 비상해지고 있다”며 “외환·금융시장은 과도한 쏠림 등으로 인해 불안이 증폭되지 않도록 하고 기존의 컨틴전시 플랜이 유사시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현시점에서 면밀히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김지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