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한 바퀴 돌자고 결심했죠”1942년생이니 올해 팔순이다. 80세 생일에는 지구의 적도 둘레(2만4,901마일)를 완주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긴 있다. 주인공은 한국에서 고교 생물 교사를 하다가 은퇴하고 시니어 마라톤 코치로 활동하는 한익찬(영어명 토마스 한)씨다.2010년 LA마라톤 출전 이후 10년 간 기록한 수첩에 빼곡하게 적힌 마라톤 일지가 그의 늦깍이 도전과 열망을 보여준다. ▲2012년 1,123마일 롱비치 마라톤 4위 ▲2013년 2,516마일 서프시티 마라톤 1위 보스턴 마라톤 출전 ▲2014년 2,080마일 서프시티 마라톤 2위, 보스턴 마라톤 완주 ▲2015년 2,380마일 ▲2017년 2,308마일 ▲2018년 2,483마일 ▲2019년 2,417마일 ▲2020년 2,717마일 ▲2021년 2,800마일까지 총 2만3,454마일을 달렸다.한씨는 “67세가 될 때까지 마라톤은 커녕 가벼운 운동으로 달리기를 한 적도 없었다”며 “만성 위산역류, 불안감과 우울증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던 어느 날 새벽 3시 산책을 시작했고 이른 아침 동네 산책이 조깅으로 바뀌면서 건강이 회복되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1년 동안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하다보니 저절로 체력 단련이 되었다. 뭔가 목표를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LA마라톤 출전을 결심하고 혼자서 달리기 훈련에 들어갔다. 물론 준비가 충분하게 되질 않아 중간에 지쳐 쉬기로 하고 경련이 나기도 했지만 첫 번째 도전에서 완주에 성공했다. 7시간 28분 만에 결승전을 통과한 것이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기록”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은 그는 보스턴 마라톤 출전 자격을 얻는 것을 목표로 달리고 또 달렸다. 그렇게 3년 후 그의 열망은 현실이 되었다.2013년 서프 시티 USA 마라톤에서 70~74세 남자 부문 1위를 차지한 이후 출전하는 마라톤 대회마다 순위권에 들었다. 2021년 도쿄 마라톤 출전을 꿈꾸던 그는 코로나19로 모든 대회가 취소되자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80세 생일을 앞둔 지난 주 드디어 목표로 세웠던 적도 둘레, 총 2만4,901마일의 거리를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