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지역의 면화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면화였다. 가장 저렴해진 지금은 아무도 면화를 사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신장 지역의 한 방적 공장 주인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면화 1t을 팔 때마다 2000위안(38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Uyghur Forced Labor Prevention Act) 시행을 앞두고 중국 신장 지역에 면화 재고가 330만t 이상 쌓여있다고 보도했다.
UFLPA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미국 수입을 사실상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오는 21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3일 서명한 후 곧바로 중국 면화 산업을 강타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직업 교육’을 명목으로 위구르족을 가두고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신장에서 방적 공장을 운영하는 한 주인은 “해외 시장을 노리는 고객들은 이제 더 이상 신장 면화를 사용할 엄두를 내지 않기에 구매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장 지역 내 면화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중국 섬유 산업의 공급망을 질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국면화협회에 따르면 작년 신장 지역의 연간 면화 생산량은 527만t이었다. 이는 중국 내 총 생산량의 91%를 차지한다.
무역 중개업자 타오징저우씨는 “이론적으로 이 법은 미국에만 적용된다”면서도 “하지만 국제 의류 브랜드로부터의 보이콧은 해당 법이 영향을 끼치는 범위를 미국 이외의 지역까지 확장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의 의류 수출은 3000억 달러(389조원) 규모다. 중국 전체 수출의 10%에 가깝다. 반면 중국 의류에 필요한 재료 수입은 300억∼400억 달러 규모에 불과했다. 공급망 전문가 류카이빙은 “UFLPA로 의류 수출업체들이 면화를 해외에서 조달하게 되면 이윤이 줄어들어 많은 의류업체가 생산을 줄이거나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신장에 재고로 쌓여있는 면화는 330만t이다. 이는 지난해 가을 수확한 분량의 절반 이상이며 평년 재고량보다 100만t 이상 많은 양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