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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세계 식량난 심각한데…러, 우크라 곡물 터미널 폭격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최전선 도시이자 주요 수출항 중 하나인 미콜라이우의 곡물 수출 터미널 2곳을 22일(현지시간) 공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미콜라이우 항구 인근의 캐나다 기업(바이테라)과 미국 기업(번지) 소유의 터미널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은 “러시아군이 유도 미사일로 미콜라이우를 공격해 최소 한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센케비치 시장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해바라기유를 보관했던 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도시가 검은 연기에 휩싸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러시아군이 다른 곡물 터미널들과 해바라기유 가공공장 등을 공격했으며, 우크라이나 농민과 곡물 중개인들이 루마니아 콘스탄차항으로 곡물 운송 시 이용하는 다리도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능력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 같은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현지에는 러시아로 인해 수출하지 못한 2000만t 상당의 곡물이 묶여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관련 기반 시설을 의도적으로 겨냥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노보샤흐틴스크 정유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직후 이뤄졌다.

하지만 유럽연합(EU) 당국자들은 러시아 정부가 서방 압박 목적으로 식량 공급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또다시 전 세계 식량 위기의 원인이 되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오는 26일 독일에서 개막하는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더욱 높일 새로운 제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고위 관리는 이날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동의 지지를 표현하기 위한 일련의 구체적인 제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다양한 경제적·외교적 징벌 조치를 부과해온 서방은 이번 G7 회담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EU의 러시아 석유 수입 감축 등 전반적인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감축을 목표로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 문제는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국제 사회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 제재로 초래된 유가 상승, 식량부족, 스태그인플레이션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G7과 나토 정상회의에선 대 러시아 제재와 함께 경제적 충격 대응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AFP는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고통을 어떻게 극대화할지, 나머지 세계가 느끼는 역효과를 어떻게 최소화 할 지가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