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인파가 몰린 콜롬비아의 한 투우 경기장이 붕괴해 최소 5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다.
가디언,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수도 보고타에서 남서쪽으로 145㎞ 떨어진 톨리마주 엘 에스피날에 위치한 투우 경기장의 오래된 3층 나무 스탠드가 붕괴했다.
순식간에 스탠드가 무너져내리는 참사 현장이 담긴 동영상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빠르게 번지고 있다. 동영상에 따르면 관중석 일부가 갑작스럽게 경기장 방향으로 기울기 시작하더니 결국 폭삭 무너지는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현장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등 아비규환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콜롬비아의 전통 투우 행사인 코랄레하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 사상자 수가 상당했다.
콜롬비아 현지 언론 엘티엠포는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현장에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며 “사망자 중엔 한 살배기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 20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전했다.
콜롬비아 당국은 부상자 치료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지 병원의 환자 수용에 한계가 있다고 전해졌다. 이반 페르니 로하스 시의회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인근 병원의 인력과 구급차 등 각종 지원이 필요하다”며 “아직도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사고는 경기장의 오래된 3층 나무 스탠드가 붕괴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경기장 붕괴 동영상을 공유하며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기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페트로 당선인은 “엘 에스피날 광장의 붕괴로 피해를 본 모든 사람이 무사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시장들에게 투우사(사람)와 동물의 죽음에 관한 쇼를 더 이상 허가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