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중 차기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현지 뉴스채널 CNN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의 말을 인용해 “캐서디 허치슨의 하원 1·6 사건 조사특위 진술로 위기에 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 선언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치슨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이던 마크 메도스의 핵심 참모였다.
허치슨은 지난해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건과 관련한 지난달 28일 하원 조사특위 청문회에서 “폭동 당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회의사당으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경호원의 목을 조르고 운전대를 탈취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미국 의회 점거 폭동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벌어졌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로 끝난 대선 결과를 불복하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올바른 일을 위해 용기를 내라. 싸우라(Have the courage to do the right thing. Fight)”며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허치슨의 증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여론을 촉발했다. 최근 인터넷 포털과 대학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을 앞지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는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 나온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이 하원 조사특위 청문회로 큰 내상을 입었다. 전현직 보좌진의 공개 증언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 선언 시점을 이르면 이달 초로 앞당겨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을 뒤집고 위기에서 탈출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초 중간선거를 앞둔 오는 9월쯤 대선 출마 선언을 검토해 왔다.
한 측근은 CNN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할 경우 다시 무대의 중심으로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대선 출마 계획을) 더 확실하게 말하고 있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