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총에 맞아 사망해 일본 열도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 중국 현지 상점들이 ‘아베의 죽음을 축하한다’는 현수막을 걸고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어 해외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10일 트위터 등에는 아베 전 총리 사망 후 할인 현수막을 내걸고 영업 중인 중국 상점들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현수막에는 “아베의 죽음을 축하한다”면서 “3일간 밀크티를 하나 사면 하나는 덤으로 준다”고 적혀 있었다.
한 음식점은 현수막을 통해 아베 전 총리 사망을 언급하면서 “주말 3일간 모든 손님에게 40% 할인 행사를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매장은 중일 전쟁의 발단이 됐던 ‘7‧7 사변’과 아베 전 총리 사망을 언급하면서 ‘모든 손님들에게 맥주 추가 제공 행사를 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아베 사망을 언급하며 ‘전 매장 상품이 1+1’이란 현수막도 있었다.
이 현수막들은 일본어로도 번역돼 온라인 공간에 퍼지고 있고 일본 누리꾼들은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뿐만 아니라 해외 누리꾼들도 “말문이 막힌다. 놀라운 중국” “중국인의 행동이 역겹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중국과 일본의 국가 관계가 악화돼 있기는 하지만 테러로 인한 고인의 죽음을 조롱하는 모습에 대해 비판적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인들의 이 같은 반응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반박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히틀러를 존경하고 2차 세계대전을 부정하는 정치인이 갑자기 암살 당한다면 유럽인들은 어떻게 반응할까”라고 적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또 다른 누리꾼은 “독일 수상이 2차 세계대전을 부정하고 나치를 숭배한다고 상상해 보라”며 “프랑스나 폴란드인들이 그의 암살을 축하한다고 비난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