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호출 서비스업체 우버가 글로벌 확장을 위해 탈법적이거나 비윤리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는 탐사 결과가 나왔다.
우버 운전사를 의도적으로 폭력시위 피해자로 만들어 규제 완화를 위한 여론몰이에 나서고 불법행위 정황이 잡히면 수사를 방해했으며 유력 정치인을 구워삶고 탈세까지 저질렀다는 등 의혹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류언론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유한 일명 '우버 파일'(Uber Files) 수십 개를 분석한 끝에 이 같은 정황을 잡아 오늘(10일) 일제히 보도했다.
우버 파일은 우버 공동설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이 CEO를 지냈던 2013∼2017 5년간 우버 임원들이 주고받은 문자와 이메일 등 총 12만4천개의 문건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칼라닉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비위 행위 등 법적, 윤리적으로 논란이 될만한 회사 영업 전략들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가디언은 칼라닉은 법률, 택시와 관련한 법규를 위반해서라도 우버 서비스를 전 세계 도시에 밀어넣으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자료는 세계적인 거센 반발 속에서 우버가 어떻게 총리, 대통령, 억만장자, 신흥재벌, 미디어 재벌에 조심스럽게 접근해 우버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려고 했는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우버는 2009년 미국에서 설립된 뒤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각국에서 택시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수의 보도에 따르면 칼라닉은 2016년 파리에서 우버 진출을 반대하는 시위가 가열되자 우버 기사를 시위 현장에 보내 '맞불 집회'를 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다른 임원이 우버 기사가 택시업계의 화난 반대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지만, 칼라닉은 "나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폭력은 성공을 보장한다"는 메시지를 회신했다.
가디언은 우버가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도 규제당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이런 전략을 반복적으로 썼다고 전했다.
WP는 우버의 급속한 확장은 택시산업을 약화하는 운전자 보조급 지급과 할인 요금에 기대고 있었으며, 때로는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면허를 구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우버 경영진은 운전자들이 공격을 받을 때 빠르게 돈벌이 모색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칼라닉의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버는 운전자 안전을 담보로 폭력을 이용해야 한다는 제안을 한 적이 절대 없다면서 칼라닉이 그런 활동에 연루됐다는 것도 완전히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우버가 '킬 스위치'(Kill switch)라는 기술을 이용해 수사를 방해했다는 정황도 다수 드러났다.
우버는 해외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면 현지 사무실에서 본부의 주요 데이터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킬 스위치를 쓰도록 지시했다.
일례로 칼라닌 전 CEO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무실에 경찰이 들이닥치자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가능한 한 빨리 킬 스위치를 눌러달라며 암스테르담에서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고 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버 변호사들이 승인한 이 기술은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인도, 헝가리, 루마니아 당국에 대응해 적어도 12번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우버가 각국에서 택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함부르크시 시장,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에게 로비했으며, 당시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이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우버를 비밀리에 도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이 장관 시절 프랑스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우버 측의 발언을 주목했다.
우버가 규제 완화를 위해 작성해놓은 법안을 의원들이 논리를 설파하기 쉽게 미리 볼 수 있도록 제안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 같은 행위가 장관의 통상적인 업무의 일부라고 항변했다.
가디언은 바이든 부통령이 당시 우버 지지자였으며,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칼라닉을 만난 후 연설문에 수정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