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한국의 대표적 시인 윤동주가 다녔던 교토의 명문 사립 도시샤대에 입학 후 중퇴했다는 풍문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도쿄스포츠에 따르면 도시샤대 측은 “야마가미가 재적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도시샤대 관계자는 야마가미가 도시샤대에 다녔다는 언론 보도와 누리꾼의 제보에 따라 그가 학교에 다녔는지 여부를 파악한 결과 근거 없는 소문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야마가미가 도시샤대에 합격했으나 학비가 없어 대학을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퍼졌다.
온라인상에서는 야마가미의 가족사에 대한 추측도 다양하게 퍼졌다. 아버지가 먼저 사망한 뒤 어머니가 건설회사를 물려받았고, 이후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빠지면서 회사가 파산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NHK, 교도통신, 재팬타임스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가족은 총 다섯 식구로 부모, 형, 여동생이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와 친형은 먼저 사망했다. 그는 나라시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는데, 중학교 시절에는 학교 농구부 소속으로 활동했다.
야마가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 뒤인 2002년 8월 일본 해상 자위대에 입대해 2005년 8월까지 2년9개월간 히로시마현 구레기지에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10월부터 한 플라스틱 제품 공장에서 파견직으로 지게차 하역 작업을 맡았다.
도시샤대는 윤동주가 다녔던 학교이기도 하다. 윤동주는 1941년 12월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한 뒤 1942년 3월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릿쿄대 영문과에 입학했다. 이후 10월 교토 도시샤대 영문과에 편입했다.
윤동주는 도시샤대에 재학 중이던 1943년 7월 항일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후쿠오카 형무소에 투옥됐고, 1945년 2월 27세의 나이로 수감 중 세상을 떠났다. 이후 1995년 도시샤대에 윤동주의 시비가 세워져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