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를 피해 몰디브로 도피할 만큼 국정 혼란에 빠진 스리랑카에서 미국대사관이 영사 업무를 중단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주재 미국대사관은 13일(한국시간) 낮 12시48분 트위터에 “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부터, 14일에는 하루 내내 영사 업무를 중단한다. 불편을 끼쳐 사과한다. 취소된 모든 일정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국민은 ‘국가 부도’에 따른 정부의 책임을 요구하며 지난 9일부터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펼치고 있다. 시위대는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점거했다. 사퇴를 선언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군용기를 타고 해외로 도피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우선 몰디브 수도 말레로 달아났다. 당초 민항기를 타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공항 이민국 직원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후 아시아 다른 국가로 이동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는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제공 전까지 510억 달러(66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외부채 상환을 잠정 중단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관광 수입을 올리지 못해 외화 보유고가 줄어든 탓이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서 식량, 연료, 의약품 부족에 시달린 스리랑카 국민은 그 전부터 산발적인 반정부 시위를 펼쳐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