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대중국 외교정책 기조인 ‘하나의 중국’ 원칙은 폐기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2024년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결심이 확고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방영된 미 CBS 방송 인터뷰 프로그램 ‘60분’에서 중국이 침공할 때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실제로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와 달리 미군 부대, 병력이 중국의 침공 때 방어에 나서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오래전 약속한 것에 동의한다. 그것은 하나의 중국 정책이며 대만 독립은 그들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BS 방송은 “백악관 관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인터뷰 후 ‘미국의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공식적으로 미국은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지 말하지 않았지만 군 통수권자는 자신의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튿날 열린 쿼드 정상회의에서 ‘전략적 모호성 정책이 폐기됐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 규정,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 등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CBS 인터뷰에서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시 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당시 통화 내용을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를 위반한 뒤에도 미국이 중국에 계속 투자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거대한 실수(gigantic mistake)’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이기고 있다. 러시아는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유능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궁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이나 생화학무기 사용을 고려한다면 어떻게 말할 것이냐고 묻자 “절대, 절대, 절대 안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없었던 형태로 전쟁의 국면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출마와 관련해선 “내 의지는 다시 출마하는 것이지만 그건 의지일 뿐”이라며 “다시 출마하는 것이 확고한 결정인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결정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나는 운명을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