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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하나하나가 은하… 우주의 신비에 놀라다


가늠하기 힘든 130억년 전 태고의 빛, 별의 탄생과 소멸, 외계 행성의 물….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은 놀라움을 떠나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찍어 보낸 사진 속엔 지금껏 보지 못한 우주의 신비가 펼쳐졌다. 캐서린 캘빈 나사 수석 과학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작은 점이 하나의 은하인데 정말 믿기 어려운 장면”이라고 감탄했다.

지구와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 은하엔 태양과 같은 항성이 무려 5000억~6000억개 정도 된다. 그런 은하가 무한한 우주에선 한갓 점이 돼 빛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곳이 우주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나사가 공개한 사진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외계 행성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한 이미지였다.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WASP-96b’의 분광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증기 형태의 물이 대기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나사는 “웹 망원경이 외계행성을 둘러싼 대기에서 구름, 연무와 함께 물의 뚜렷한 특징을 포착했다”며 “이는 웹 망원경이 전례 없는 대기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나사는 ‘용골자리 성운’(Carina Nebula)에 위치한 우주 절벽과 아기별들의 이미지도 공개했다. 이 성운은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져 있고, 밤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으로 태양보다 몇 배 큰 대형 별들의 요람이다. 나사는 웹 망원경이 별의 생성·진화 과정 등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문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천체로 꼽히는 ‘스테판의 오중주’(Stephan's Quintet) 사진도 의미가 있다. 이 소은하군은 지구로부터 약 2억9000만 광년 밖 페가수스자리에 있는 은하 5개 중 네개가 서로 중력으로 인해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나사는 “은하들이 서로 충돌하는 장면”이라며 “상호 작용을 통한 초기 은하의 진화 과정에 대해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태고의 빛을 포착한 ‘SMACS 0723’ 은하단도 놀랍다는 평가다. 이 은하단은 멀리 떨어진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중력 렌즈’ 역할을 한다. 사진에는 빅뱅 이후 8억 년 뒤인 130억년 전에 만들어진 초기 우주 천체의 빛이 관측됐다.

노벨상 수상자인 존 매더 나사 선임 과학자는 “사진을 보면 볼수록 은하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