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이 13일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사망 현장에 대해 총탄 등의 유류품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현장검증을 했다. 발포 현장 90m 앞 주차장 외벽에서 총탄이 박힌 흔적이 확인되는 등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직접 만든 총의 위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NHK에 따르면 경찰 당국은 이날 오전 5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총탄 등의 유류품을 찾기 위해 현장검증을 시행했다.
경찰은 발포 지점으로부터 약 90m 앞의 주차장 벽에서 총탄이 박힌 흔적을 추가 확인했다. 주차장 벽에서 찾아낸 총탄 흔적은 높이 4m에서 8m 위치로 총 3곳이다. 이전까지 확보한 총탄 흔적은 유탄의 탄흔으로 보이는 구멍 여러 개와 발포 지점에서 약 20m 앞에 있던 선거 차량의 간판에서 발견한 것이 전부였으나 추가로 찾아낸 것이다.
아베 전 총리를 저격한 총은 전 해상자위대원 야마가미가 직접 개조한 사제총이다. 이 총은 현장에서 압수됐으며 길이 약 40㎝, 높이 약 20㎝다. 총기에는 원통 모양의 포신에 접착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총기에 대해 “한번에 6개의 탄환을 발사하는 구조”라며 “2개의 금속통을 묶어 목판과 접착테이프로 고정했으며 6개의 탄환을 담을 수 있는 캡슐을 통에 넣는 구조”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나라현 시내에 있는 야마가미 자택을 수색해 사건에 사용된 것과 비슷한 구조의 사제총 5정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금속통 9개가 연결된 대형 총도 있었다. 또 사제총에 쓰인 탄피 등을 인터넷으로 구입한 정황도 확인했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과거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근무할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만큼 이 지식을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가미는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가 마이크를 잡고 연설한 지 약 2분 후 7~8m 앞까지 천천히 다가가 첫발을 발포했다. 이때 큰 폭발음과 동시에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3초 뒤 두 번째 총격이 이어졌고, 아베 전 총리는 그대로 쓰러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