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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입에 깡통 낀 야생 북극곰의 청 [영상]


러시아에서 통조림 캔에 혀가 낀 북극곰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1일(현지시간) 호주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 크라스노야르스크주 딕손 마을의 한 주택 마당에서 야생 북극곰이 발견됐다. 지구 최북단 마을 중 하나인 딕손에선 총 676명이 거주하고 있다. 북극곰과 흰돌고래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당시 집 앞에서 북극곰을 목격한 남성은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힘없이 느릿느릿하게 걸어오던 북극곰의 입에는 통조림 캔이 끼워져 있다.

북극곰은 남성을 향해 머뭇거리며 다가온다. 이어 도와 달라는 듯한 눈빛으로 울타리 틈 사이에 통조림 캔을 들이밀었다.


북극곰은 꽉 낀 캔 때문에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채로 도움을 청하기 위해 민가에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남성은 손을 뻗어 캔을 빼내 주려 했다. 하지만 애를 쓸수록 곰의 혀는 캔 속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갔고 결국 남성은 러시아 천연자원감독청에 연락했다.

현장에는 지원 요청을 받은 모스크바 동물원의 수의사들이 도착했다. 이들은 북극곰에게 진정제를 투여한 뒤 캔을 제거하고 찢어진 혀를 봉합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모스크바 동물원 수의사는 “북극곰은 약 2살 된 어린 암컷으로 (발견 당시) 야위었고 탈수가 진행된 상태였다”며 “상처 부위의 경우 바깥 피부는 손상됐지만, 안쪽 근육은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곧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동물원장은 “곰의 회복을 돕기 위해 물고기 50㎏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수의사들은 며칠간 북극곰의 상태를 살핀 뒤 자연 서식지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야생 북극곰은 절대로 이렇게 사람에게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북극곰이 굶어 죽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환경단체는 “기후 변화로 인해 굶주린 북극곰들이 먹이를 찾아 민가를 찾아 쓰레기를 뒤지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면서 “기후 변화를 막고 북극곰 서식지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