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노숙인을 돕겠다는 거짓말로 온라인 기부사이트에서 40만달러(약 5억2000만원)를 모금해 도박에 탕진한 여성이 21일(현지시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연방법원은 뉴저지주에 사는 케이틀린 맥클루어(32)에게 징역 1년에 보호관찰 3년, 피해자 배상을 선고했다.
매클루어와 당시 남자친구 마크 다미코는 2017년 필라델피아의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기름이 떨어졌는데, 때마침 노숙인 조니 보비트 주니어가 다가와 20달러를 줬다는 이야기를 꾸며냈다.
이들은 ‘가짜 미담’을 언론에 제보해 마치 실제 일화인 것처럼 부풀렸고,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서 보비트에게 집과 자동차를 사주는 데 동참해달라고 호소하며 기부금을 받기 시작했다. 노숙인이 수중에 있는 마지막 돈을 낯선 이를 돕는데 썼다는 훈훈한 미담에 1만4000여명이 기부했다.
그러나 보비트가 모금한 돈 중 7만5000달러만 받았다는 이유로 맥클루어 커플에게 소송을 제기하자 이를 의심한 사법당국이 수사를 시작했다. 수사 결과 이들 셋은 지난 2017년 10월 필라델피아의 카지노 근처 비포장도로에서 만나 사기를 모의한 공범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매클루어와 다미코는 기부금으로 BMW 차량과 루이비통 핸드백을 사고 라스베이거스와 뉴저지의 카지노 등에서 도박을 하면서 2018년 3월 모금액 대부분을 썼다. 범행을 주도한 다미코는 유죄를 인정해 4월 연방법원에서 징역 27개월과 피해자 배상을 선고받았다.
이 커플은 주법원에도 기소됐으며 다음 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형이 늘어날 수도 있다. 보비트는 지난 2019년 주법원에서 보호관찰 5년을 선고받았으며 다음 달 연방법원 선고가 예정돼 있다. 그는 고펀드미와 기부자들의 환수에 동의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