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로부터 수복한 동북부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집단매장지가 발견했다. 최소 440여구가 매장되어 있는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학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시작했다.
하르키우 지역의 고위 경찰 수사관인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15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에 들어간 뒤 인근에서 시신 440구가 넘는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매장된 이들 대부분은 총에 맞거나 포격, 지뢰 등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도 이지움 밖에 있는 숲에서 집단매장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매장지에는 우크라이나 군인 17명의 시신이 있다는 표시가 돼 있었고, 그 주위를 십자가 표식이 있는 개별 무덤 수백개가 둘러싸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명확하고 검증된 더 많은 정보가 내일이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전에도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민간인 학살 등 잔혹한 만행이 드러났던 도시를 언급하며 러시아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차, 마리우폴에 이어 이젠 이지움”이라며 “전세계가 러시아에 이 전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우리도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고 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발견된 시신의 규모나 사망 원인 등은 밝히지 않은 채 “그곳에서 필요한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고만 언급했다.
러시아군이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전기고문과 살인 등 만행을 저지른 정황도 확인됐다. 우크라 내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우크라군이 탈환한 도시마다 러시아군이 사용한 ’고문실’이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예브헨 에닌 내무부 차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 국민과 외국인들을 감금하고 고문과 처형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