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체스경기 중 체스 로봇이 7살짜리 소년의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2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국제 체스 대회 모스크바 오픈에서 로봇이 체스 경기를 벌이던 소년의 손가락을 움켜쥐어 골절상을 입혔다.
사고를 당한 소년은 모스크바 최고의 체스 선수 30인 중 한 명인 체스 신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로봇은 소년 쪽의 말을 하나 옮긴다. 이어 자신의 차례를 맞은 소년이 말을 움직이려 손을 뻗은 순간 로봇이 소년의 손가락을 움켜쥔다. 소년이 손을 빼 보려 힘을 써보지만 역부족이었다. 다른 어른들이 달려들어 로봇을 제어한 뒤에야 소년은 로봇에게서 풀려났다.
소년을 도운 이들 중 한 명이 당시 상황에 놀란 듯 두 손으로 입을 가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사고로 소년은 손가락에 골절상을 입었다. 이튿날 경기에는 깁스를 하고 나타나 체스 토너먼트의 최종일까지 경기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경기를 주최한 모스크바 체스연맹의 세르게이 라자레프 회장은 러시아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로봇이 어린이의 손가락을 부러뜨린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면서도 “로봇에게 시간을 줘야하는데 소년이 너무 빨리 움직여 로봇이 그를 잡은 것”이라며 소년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로봇이 이전에도 여러 차례 체스 시합을 치렀지만 이런 사고가 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스마긴 러시아 체스연맹 부회장도 “소년이 안전수칙을 위반했다. 말을 옮기기 전 충분히 기다려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으로 보고된 흔치 않은 사고다.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분석해야 한다”며 로봇에 더 많은 보호 시스템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