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중국, 미 연준 정보 캐내려 직원 포섭” 상원 보고서


중국이 최소 10년 전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접근해 민감한 내부 정보를 입수하기 위한 정보원 포섭 작업을 했다는 미 상원 보고서가 나왔다. ‘국토안보 및 정부업무 위원회’ 소속 롭 포트만 상원의원은 2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 조사관들은 ‘천인계획(TTP)’ 등 중국의 해외 우수인재영입 프로그램 등과 관련이 있는 13명의 직원이 미국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12곳 중 8곳에서 일한 것으로 확인했다. 보고서는 이들을 ‘P-네트워크’라고 불렀다. 2013년 연준을 떠난 A씨가 이 같은 네트워크를 모집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천인계획에 대해 “미국 출신의 우수한 해외 인재를 모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전문가들을 유인해 독점 정보나 연구를 중국에 제공하도록 금전적 혜택이나 기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P-네트워크 관련 직원 한 명이 중국 측과 지속 접촉한 뒤 방대한 내부 데이터를 외부로 송출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도가 성공했는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2018년 또 다른 연은 직원은 모델링 코드 데이터를 중국 인민은행과 연계된 중국 대학으로 보냈다.

연준 직원 중 한 명은 자신의 활동을 의심받은 뒤 통신 채널을 바꾸고, 이메일을 변경하는 등 행적을 숨기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안당국이 또 다른 의심 직원의 검색 기록을 분석했더니 ‘경제 스파이 행위’에 대한 기사 검색이 나왔다. 해당 직원의 개인 홈페이지 비밀번호는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이었다.


보고서에는 연은의 한 고위 직원이 2019년 중국을 방문하는 동안 4차례 구금됐던 사건도 언급됐다. 중국이 정보원으로 포섭하기 위해 연은 직원을 협박한 것이다.

해당 직원은 중국에서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는 압박을 받았다. 중국 관리 2명은 그에게 접근해 “당신 전화가 감시되고 있다”며 이혼 전력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한다. 중국 관리는 “우리와 접촉했다는 것을 말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비밀유지각서에 서명하라고 협박했고, “민감한 사항을 공유하라”거나 “미국에 있는 동안 중국에 대해 좋은 말을 하라”는 요구도 했다.

중국 당국자는 나중에는 해당 직원과 술을 마시며 “앞으로 정례회의에 나와서 중국과 세계 경제에 대한 경제 자문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관리는 이 사건을 연준에 보고했고, 연준은 이를 국무부와 FBI에 알렸다.

포트만 상원의원은 “중국이 연준 관리를 표적으로 삼는 것은 미국을 약화하려는 악의적이고 비밀스러운 불법 정보 전송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고서는 연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의 지속적인 노력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연준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반면 연준은 “불공정하고, 근거가 없으며 검증되지 않았다”는 반박 입장을 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