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전 세계 78개국에서 1만8000건을 넘기는 등 급증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확진자 99%가 남성이며 이 중 최소 95%는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이라며 주의를 요청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노출 위험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WHO의 앤디 실 성병 프로그램 전략고문은 이 같은 메시지가 동성애 및 양성애 남성들의 공동체 내부에서 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CNBC에 따르면 로사문드 루이스 WHO 원숭이두창 담당 기술책임자는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99%는 남성이며 확진자들 가운데 최소 95%는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이라고 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원숭이두창 감염자의 98%는 동성애자 또는 양성애자였고, 95%는 성행위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원숭이두창은 성병으로 분류되진 않은 상태다. 성관계 외에도 정기적인 피부 접촉이나 비말, 오염된 침구류, 수건 등에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누구나 원숭이두창에 걸릴 수 있다”며 “오명과 차별은 다른 바이러스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으며, 오히려 발병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어린이와 임산부, 면역 취약자 등으로의 전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각국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5월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 초반에도 WHO 고위급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확산이 유럽에서 열린 파티에서 동성애자, 양성애자 남성들의 성관계로 퍼졌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WHO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78개국에서 1만8000여 건이 보고됐다. 이 가운데 70%는 유럽, 25%는 미주 지역에서 발생했다.
원숭이두창으로 인한 사망자는 5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두 아프리카 지역에서 보고됐고, 입원 치료 중인 환자는 전체 발병자의 10%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WHO는 지난 23일 원숭이두창의 확산세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김민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