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P와 AFP 통신,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미국 연방 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다루는 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인들은 원숭이두창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퇴치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연방 정부는 발열, 신체 통증, 오한, 피로 등을 유발하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자금과 데이터 등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또 질병 퇴치에 필요한 추가 인력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원숭이두창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식품의약국(FDA)이 유일하게 허가한 지네오스 백신 110만회 분량을 확보했다. 지네오스의 경우 2회 접종시 면역 체계가 형성되는 것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약 55만명에 대한 접종만 가능한 것이다.
미국의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지난 5월 중순 처음 발생한 이후 현재 6600명을 넘어서는 등 계속 확산세에 있다. 연방 정부에 앞서 캘리포니아주, 일리노이주, 뉴욕주가 주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PHEIC는 WHO가 내리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 요청이다.
AP 통신은 이번 비상사태 선포 기간은 코로나19 대유행 때처럼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