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명 물리학자가 스페인 소시지 ‘코리소’의 단면 사진을 차세대 망원경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포착한 별 이미지라고 트위터에 올렸다가 정식으로 사과하는 곤욕을 치렀다.
6일 CNN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글로 번역된 저서가 발간될 정도로 저명한 물리학자 엔티엔 클렝 박사는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웹 망원경이 포착한 별 이미지라며 곳곳에서 흑점이 폭발하는 듯한 붉은 원 사진을 게재했다.
프랑스 대체에너지·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클렝 박사는 이를 “우리에게서 약 4.2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켄타우리의 사진”이라고 소개하며 “웹 망원경이 찍은 것으로 이렇게 상세한 수준으로 매일 새로운 세계가 밝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웹 망원경은 지난달 12일부터 과학 관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웹 망원경이 처음으로 포착한 이미지를 비롯한 관련 이미지들이 관심을 받았던 만큼 클렝의 트윗을 진짜로 믿은 수천명은 이를 리트윗했다.
트윗 속 이미지가 실시간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클렝 박사는 글을 올린 지 1시간여 뒤 후속 트윗을 통해 해당 이미지가 별이 아닌 검은색 배경으로 코리소 소시지의 단면을 근접 촬영한 것임을 털어놨다.
그는 “칵테일 시간(저녁 직전 오후 4~6시쯤)에는 인지적 편견이 즐길 거리를 찾는 것 같은데 이를 조심해야 한다”며 “현대 우주학에 따르면 스페인 육가공품과 비슷한 물체는 지구 외에 어떤 곳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해명이 올라오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클렝 박사의 무책임한 장난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이에 클렝 박사는 “특정 이미지의 자연스러운 설득력만큼이나 권위자의 주장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배우자”며 잘못을 인정하는 듯한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3일에는 “자명해 보이는 이미지도 주의하자는 점을 촉구하려는 취지였다. 내 장난으로 충격을 받은 분들께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진짜”라며 웹 망원경이 포착한 수레바퀴 은하 이미지를 올렸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