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망신을 당했다. 그가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2분기에 주가 추락으로 약 57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버크셔해서웨이가 2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437억6000만 달러(56조800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 클래스A 주식 기준 주당 순손실은 2만9754달러였다. 작년 2분기 주당 1만8488달러의 순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 전환이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92억8300만 달러(12조540억원)를 기록했지만 주식·파생상품 투자에서 530억 달러(69조원) 평가손실을 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3대 종목인 애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가 2분기에 21% 넘게 하락한 탓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분기에 16% 하락했다.
CNBC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주식시장 붕괴로 큰 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크셔해서웨이가 시장 변동성에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2분기 주식 순매수 규모는 38억 달러(5조원)였다. 현금 보유액은 1054억 달러로 1분기 말(1060억 달러)과 거의 변동이 없었다.
2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는 10억 달러로, 1분기(32억 달러)와 비교해 줄었다. AP통신 등 외신은 버핏이 주가가 쌀 때 주식을 사라는 ‘바이 더 딥’(Buy The Dip) 격언을 따르면서도 많은 주식을 매수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