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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할인 왜 안 해줘” 하이난 관광객들 2차 날벼락


중국의 대표적 관광지인 하이난섬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돼 싼야를 비롯한 5개 도시가 봉쇄됐다. 하이난성 당국은 주민 1020만명과 수만명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벌이고 있어 감염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처럼 장기간 봉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싼야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전날까지 이곳에서만 80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싼야에 이어 완닝, 단저우, 충하이, 링수이에서도 7일 하루 동안 두 자릿수 감염자가 나와 이동제한령이 내려졌다. 하이난성 북부에 위치한 성도 하이커우도 폐쇄 관리에 들어갔다. 하이난성에선 최근 1주일 동안 114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난성 보건 당국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일정 규모에 도달했다”며 “계속해서 확산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싼야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확인되기 전 이미 바이러스가 퍼졌고 휴가철 관광객이 몰리면서 확산세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 보건 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에 “하이난성은 상하이시가 그랬던 것처럼 모든 감염자를 찾아내기 위해 상당히 오랜 기간 정기적인 전수검사를 벌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무원은 15개 성급 지역에서 핵산 검사 인력을 지원해 하이난성의 일일 검사량을 199만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광둥성과 쓰촨성 등 인근 지역에선 의료진을 파견했다.


싼야시 당국은 항공편이 취소돼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관광객들을 위해 각 호텔에 숙박 가격을 50%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SNS에는 이러한 공문이 호텔에 전달되지 않았다거나 할인 전 숙박료가 갑자기 두 배로 올랐다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싼야에 있는 8만여명의 관광객 중 3만2000명이 호텔에 묵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싼야가 장기간 봉쇄되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고 격리 기간 쓸 돈을 감당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상하이 봉쇄를 겪고 싼야를 찾았다가 또 격리될 처지에 놓인 다른 관광객은 “지금은 호텔 밖을 나갈 수 있지만 이곳에서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불안해했다.

싼야에 발이 묶인 관광객 중에는 한국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광저우 총영사관에 항공편이 끊겼다거나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는 한국인 관광객의 민원이 몇 건 접수됐다”며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고 있어 봉쇄 조치가 언제 풀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