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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급여 깎아 직원 연봉 9000만원” 외쳤던 대표, 강제추행 혐의로 사퇴


자신의 급여를 깎아 전 직원 연봉을 7만 달러(약 9300만원)로 올려주겠다고 약속해 주목받은 미국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여성 강제추행 혐의로 사퇴했다.

시애틀의 신용카드 결제처리 업체 그래비티페이먼츠를 이끌어온 댄 프라이스 CEO는 트위터를 통해 “나에 대한 잘못된 혐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의 최우선 과제는 직원들이 세계 최고의 회사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었지만, 내가 여기에 계속 있는 것이 (회사와 직원들에게) 방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시애틀 검찰은 프라이스가 한 여성에게 강제로 키스하려 했다며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그는 무죄를 주장하며 법적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라이스 CEO의 사퇴 발표 이후 그가 인터넷에서 여성을 만나 여성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치게 한 뒤 이를 감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프라이스는 NYT에 “누구도 신체적으로, 성적으로 학대한 적 없다”면서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행동과 관련한 혐의는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프라이스는 2015년 자신의 연간 급여 100만 달러를 7만 달러로 줄이고, 당시 평균 4만8000달러였던 전 직원 연봉을 3년 이내에 7만 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후 이 회사 직원 70명의 급여가 올랐고 경비원과 전화 상담원, 판매직군 30명은 연봉을 두 배로 늘렸다.

당시 프라이스의 파격적인 조치를 두고 미국에선 찬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진보 인사들은 소득 불평등 해소에 앞장선 젊은 사업가라고 찬사를 보냈으나 보수 진영은 능력과 성과에 기반한 급여 체계를 무너뜨리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